코리아 에세이: MEDical - ESSAY

소아 편도비대 수술, 피타의 함정

강동훈 0 5173 1


HISTORY 

달마다 걸리는 중이염, 매일 밤 코골이, 늘 피곤해서 쉽게 짜증 내는 아이는 이제 만으로 다섯 살입니다. 아이의 어머니는 편도수술을 받기로 결심을 하고 오셨습니다. 

 
 
 
양측 고막은 삼출성 중이염으로 공기가 뽀그락거렸고 
 
 

 

 
 

커다란 편도는 오늘도 그 위용을 뽐내고 있습니다.  


-애가 코골이 때문에 힘들게 자는 걸 더는 못 봐주겠어요. 그리고 저 중이염 때문에 일 년 내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 같아서, 이제는 수술을 하려고요. 

-잘 생각하셨어요. 편도 절제술도 전신마취도 무섭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가 이 수술로 좋아지는 것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거예요.

-그런데 피타 수술로 가능할까요? 

-물론이죠. :-)

 

 

피타의 함정 

피타 수술  (PITA :  Partial Intracapsular Tonsil- & adenoidectomy)
일명 무통 편도절제술 혹은 최신의 편도수술로 알려져 있는 편도 부분 절제술입니다.  이전에 몇 차례 관련 내용을 올린 적이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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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술의 핵심은 눈에 보이는 비대한 편도 조직만  절제해서 수술 후 통증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출혈률을 낮추는 것입니다. 피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수술의 유용성에 관해 약간의 이견이 있는 편인데요, 하나씩 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는 무통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무통 편도수술로 알고 오시는데, 조직을 절제하는데 통증이 없을 수가 없겠죠.^^;; 여러 논문에서 통증이 전 절제술보다 덜하고 통증이 있는 기간도 짧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보자면 8세 이하의 소아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둘째로는 출혈률입니다. 8세 이하 소아에서 편도 비대로 수술을 하면서 출혈이 있었던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전 절제술이든 부분 절제술이든 소아 편도비대의 수술의 경우, 출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셋째로는 정상 식이로의 복귀입니다. 참 애매한 부분인데 부분 절제술을 했다고 수술 다음날부터 바로 정상 식이 하세요라고 하지는 않는데요. 저의 경우는 수술 이틀째까지는 죽으로, 수술 후 3일째부터는 전 절제든 부분 절제든 똑같이 연식 다이어트, 즉 반찬만 부드러운 것들로 신경 써서 밥으로 먹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경과를 봐서 보통 1주일에서 10일 사이에 성상식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성인은 예외죠.^^


넷째로는 종양학적으로 접근을 해본다면, 조직을  어정쩡하게 도려내는 것이라 수술하는 입장에서는 수술이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인데 전신마취로 하는 시술에 가깝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쩔 수없이 재발이 발생하는데요, 재발률이 0%인 것과 재발률이 1%라도 있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즉, 피타와 전 절제술은 재발이 있다 와 없다의 차인데요, 하물며 피타의 재발률이 연구자에 따라 5~15%가량 되니 문제입니다. 

OPERATION :  수술 

희한하게도 이 날의 수술은...

                                                                                                                                                           

 

 

양측 피타술을 계획하고 수술을 시작했는데, 웬일인지 환아의 편도를 보면서 잠시 멈칫합니다.  이 환아의 경우는 오른쪽 편도가 유난히 큰데요, 촉진을 해보면 편도가 깊이 숨어 있는 게 아니라 구강 한가운데 쪽으로 많이 돌출되어 있는 편이라 오히려 전 절제술이 더 쉬운 경우였지요. 잠시 고민 후에 우측의 큰 편도는 전 절제술을 좌측의 작은 편도는 피타로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희한하게도 이 날의 수술은 그렇게 좌우 편도를 다른 수술법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수술 후 경과 관찰

 

 

수술 후 6개월 후 사진 : 양측 편도 절제 부위는 모두 깨끗합니다.

 


수술 후 6개월 사진을 보면 수술 부위가 아주 잘 아물었지요. 물론 출혈도 없었고 아이의 증상은 드라마틱하게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1년 뒤에 왔을 때 좌측 편도비대의 재발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1년 뒤의 사진: 좌측 편도의 재성장 Regrowth

양측 모두 피타술을 했으면 재수술을 할뻔 했어요ㅠㅠ

 

 

정말 오랜만의 목감기로 내원한 환아의 목 안을 보니 피타 수술을 한 좌측 편도 부위에  다시 자라난 편도 조직이 관찰되었는데요, 절제 전보다 더 크게 자라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우측은 전 절제술로 깨끗했기에 증상의 재발은 전혀 없었습니다. 

고찰

이런 경우가 사실 이 환아 말고도 몇 명이 있습니다. 물론 이 친구처럼 크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데요.  어떻게 보면  조금 덜 아픈 수술을 위해서 피타 수술의 맹점인 재발 가능성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피타술의 개념은 어찌보면 가장 원시적이고 (피타수술의 역사 참조) 비과학적이기도 하지요. 이런 수술법을 최신의 편도 수술법, 무통 수술 등으로 과대 포장하고 있는 몇몇 의사 선생님들의 홍보에 환아의 보호자들 뿐만아니라 저 스스로도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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